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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기의 화첩 : 김내성 창작 추리소설집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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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기의 화첩 : 김내성 창작 추리소설집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김내성 지음 
  • 출판사온이퍼브 
  • 출판일201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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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나는 깊고 깊은 안개의 담을 뚫고 아내의 어리광부리는 환영(幻影)을 그 속에다 그리면서 정거장 대합실 문을 안으로 밀었다. 벽에 걸린 시계가 바로 두 시──
3등 대합실에는 그래도 사람들이 있었고 이 모퉁이 저 모퉁이에서 보따리에 몸을 기대고 코를 고는 시골부인네들도 몇이 보였으나, 내가 앉아보고 쓸어보기를 원하는 이등 대합실 벤치에는 어두운 암록색 우단 위에 하─얀 먼지가 뽀─얗게 깔려있을 뿐이요, 텅 빈 실내에는 손님의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았다. 다만 저편 컴컴한 한 모퉁이에 커다란 트렁크가 하나 놓여있을 뿐이었다.
나는 구두 소리를 높여서 대합실 안을 한 바퀴 천천히 돈 후에 내가 아내와 신혼여행을 떠나든 그날 무릎과 무릎을 나란히 하고 닥쳐올 행복을 마음으로 헤아려보던 그 자리에 나는 지극히 공손한 태도로 앉아보았다.<광상시인 중에서>

미미는 점점 교만하여 간다. 사십에 가까이 이 사나이가 얼굴 하나 찌푸리지 않고 자기의 드로어즈를 희희낙락한 태도로 빨고 있는 꼴자구니를 바라볼 때마다 저것도 사나인가 하는 코웃음이 터져 나오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나이는 그저 기쁘다. 사십이 가까워서 비로소 그는 이 세상의 행복이란 것을 안듯 싶었다.
아니, 그가 미미를 위해서 냄비 밥을 끓이고 양말을 빨아주는 데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고 자기 자신에게다 타이르는 것이다.<무마 중에서>

그것은 실로 이상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죽었던 사람이 소생하였다는 사실은 동서고금을 통하여 전혀 없는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철수로 말하면 자연사(自然死)가 아니고 목을 매어 죽이었던 만큼 다시 살아나올 리는 만무한 일이었다.
그러나 범죄자에 심리로서는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도저히 없었다. 그것이 사실인가 어떤가를 직접 무덤을 파헤치고 자기 눈으로 보아야 되겠다고 그들은 생각했다.<복수귀 중에서>

저자소개

평안남도 대동에서 출생했으며, 호는 아인(雅人)이다.
13세 때 엄친의 강요로 5살 연상의 여인과 결혼하자, 그 중압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문학에 심취하게 된다. 20세 때 결혼 생활을 청산하고 일본으로 유학을 가서, 와세다대학교 문과를 수료하고, 동 대학교 독문과에서 공부하는 한편 일본의 추리소설 대가인 에도가와 란포에게 사사를 받는다.
그 후 1935년 일본의 탐정소설 전문지인 <프로필>에 일문으로 된 탐정소설 <타원형의 거울>을, <모던 일본>에 <연문기담(戀文綺譚)>을 발표하면서 탐정소설가로 인정받게 된다. 한때 변호사가 되기 위해 체계적인 사고를 요하는 법률 공부에 몰두했던 것이, 그가 탐정소설가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된 듯하다.
1936년 대학교 졸업과 동시에 귀국하여,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전개한다. <조선일보>에 <가상범인(假想犯人)>과 ≪마인≫, <소년>에 <백가면(白假面)> 등의 소설을, ≪사상의 장미≫ 서문으로 <연역적 추리와 귀납적 추리> 등의 비평을 발표한다. 또한 아서 코넌 도일의 셜록 홈스 시리즈를 번안한 ≪심야의 공포≫, 모리스 르블랑의 ≪기암성≫을 번안한 ≪괴암성≫, 알렉상드르 뒤마(Alexandre Dumas, 1802∼1870)의 ≪몽테-크리스토 백작≫을 번안한 ≪진주탑≫ 등을 출간한다.
이 밖에 어린이물로 ≪황금굴≫, ≪쌍무지개 뜨는 언덕≫, ≪도깨비감투≫ 등을 발표하여 어린이들에게 먼 나라에 대한 동경과 꿈을 키워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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